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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덕스러운 남자

By. 익명

어르신이 죽었다. 열 여덟 난 아들 하나를 남겨두고. 그 애는 덩치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공간에서 주눅 든 기색도 없이 조문객을 받았다. 나는 절을 하는 척 무릎을 꿇으면서 그 애를 훔쳐보았다. 피부가 창백하고 눈가가 붉다. 아무렇지 않은 척 해도 애는 애란 소리다. 심심한 위로를 건네며 그 애 옆에 앉았다. 원래는 그냥 얼굴만 보고 갈 생각이었지만. 덩달아 엉덩이를 내리려는 아래들을 물리고 그 애에게 미소지었다. 단순한 변덕이었다.

 

장례가 끝난 후 그 애는 마치 짐짝처럼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천대받은 것은 아니다. 누가 감히 어르신의 핏줄을 함부로 대하겠는가. 조직의 정통성을 이어받은 그 애는 오히려 극진히 대접받았다. 조직의 분파와 동맹세력에서 그 애의 환심을 사기 위해 끌고 다닌 것 뿐이다.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그 애는 기가 빨린 표정을 하고 나를 기다렸다. 이번엔 또 어디로 가느냐는 질린 물음에 히죽 웃음이 났다. 

 

나는 그 애를 집으로 데려갔다. 최측근이 아니면 존재조차 모르는 곳이다. 그 애는 으리으리한 주택이 아닌 것에 안심한 모양인지 잘도 따라왔다. 살풍경한 주변을 살피던 그 애가 이윽고 거실 한 복판에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나는 얼어붙은 그 애 뒤에서 말했다. 앞으로 잘 부탁해. 자신의 짐이 모두 옮겨진 것을 본 그 애의 얼굴이 볼만했다. 그렇게 나는 그 애와 살게 되었다.

 

 

 

* * *

 

 

 

쿠로오씨. 그 애는 나를 그렇게 불렀다. 조직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이름은 없는 게 된다. 호칭은 대부분 직책으로 통일했고 잘 봐줘야 눈에 띄는 별명 하나쯤이 다였다. 마지막으로 이름을 불린 게 몇년 전인지. 오랜만에 불린 이름은 남의 것인 양 어색하기만 했다. 그냥 형님 정도면 돼. 그렇게 말해도 그 애는 고치지 않았다. 제가 조폭도 아닌데 왜 그렇게 불러요. 틀린 말은 아니라 맘대로 하라며 내버려두었다. 조폭도 아닌데, 라니. 아직 안된 것 뿐이겠지. 그러나 입 밖으로 내진 않았다. 그 애가 이름으로 부르는 순간만큼은 나도 평범한 사람이 된 것 같아서.

 

그 애는 해가 지는 시간대면 창문 너머를 바라보았다. 짙은 노을이 그 애 얼굴 위로 내려앉을때마다 생각한다. 그 애가 나와 같은 곳으로 떨어지기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는지. 어르신과 같은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그때가 되면 그 애는 나를 뭐라고 부르게 될지를.

 

형님. 둔하게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아래 하나가 파일을 든 채 나를 보고 있었다. 나 불렀어? 아래는 기막히다는 얼굴로 채근했다. 형님 말고 누구겠습니까. 멍하니 계시지 마시고 이거나 봐주십쇼. 아차싶었다. 사람 대접 좀 받았다고 해이해지다니. 어르신이 봤다면 천하의 명성이 울겠다며 비웃을 일이었다. 겸연쩍음을 숨기기 위해 뒷머리를 긁으며 파일을 건네받았다. 오늘 집에 가면 호칭에 대해 다시 말해봐야 할 것 같았다. 무감한 얼굴을 떠올리며 파일을 열었다. 흡! 옆에서 아래가 숨을 집어삼키는 것이 느껴졌다. 지금 나는 어떤 얼굴을 하고 있지. 표정을 갈무리할 생각도 하지 못했다. 파일 안에 그 애의 사진이 난잡하게 굴러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 * *

 

 

그 애를 보지 못한지 한 달이 지났다. 내가 조직을 들쑤시고 다닌지 한 달이 됐다는 뜻이다. 나는 동맹도 마다않고 쳐들어갔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아래들을 지나쳐 대가리가 숨은 곳으로 향했다. 대가리를 휘어잡으면 한 가지만 물었다. 너야? 답은 필요없었다. 눈을 보면 알 수 있었다. 숨은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 애를 해하려 했는지 안했는지.

 

세 개의 조직을 와해시키고 나서야 소탕은 끝이 났다.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다시 조직으로 향했다. 눈꺼풀이 묵직하게 내려앉았지만 억지로 버텨냈다. 마무리 지을 게 있었다.

 

「형님. 도련님이 조직에 오셨습니다. 근데 모습이... 아무래도 무슨 일이 난 것 같습니다.」

 

나는 마지막 대가리의 방에서 찾아낸 서류를 복기했다. 투헤븐 프로젝트. 어르신이 없는 조직에 그 애만 처리하면 조직을 먹을 수 있다며 세운 말 같지도 않은 계획이다. 가담한 조직은 총 네 그룹으로 그 중 세 조직은 제 손으로 끝장을 냈다. 마지막 남은 조직은 하나. 등잔 밑이 어둡다고 곧 그 애가 거느리게 될 조직이었다.

 

차에서 내린 나는 이리저리 튄 피를 대충이나마 닦아냈다. 곧 그 애를 만날텐데 이런 몰골로는 감히 앞에 나설 수도 없었다. 대기하고 있던 아래 하나가 불을 건넸다. 나는 고민하다가 담배를 물었다. 코가 좋은 그 애가 싫어할 게 뻔하지만 피냄새보다는 나았다. 얘들아. 나는 들어가기 전 아래들에게 당부했다. 인정을 베풀지 말아라. 지금부터 마주하는 것은 한솥밥먹던 동료가 아니라 쥐새끼일 뿐이니. 우렁찬 대답과 함께 조직의 문이 열렸다.

 

 

* * *

 

 

수라장이 따로 없다. 곳곳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가 지옥의 곡소리같았다. 이런 광경을 보고 투헤븐이라니. 가당치도 않지. 나는 발에 채는 시체를 걷어내며 걸음을 옮겼다. 그 애가 있을 장소야 뻔했다. 복도를 지나는 동안 낯익은 얼굴을 여럿 마주쳤다. 그들은 모르는 얼굴을 하고 나에게 총구를 겨눴다. 지금이라도 그만하는 게 어떠냐. 그러나 마지막으로 베푼 친절은 허망히 메아리가 되었다. 나는 싸늘하게 나뒹구는 고깃덩이를 피해 깊숙이 나아갔다.

 

나는 생전 어르신이 지내던 방 앞을 서성거렸다.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한 조직의 심장이 견고하고 비밀스럽게 위용을 자랑했다. 그 애는 분명 이 안에 있다. 그러나 한 발 물러나게 되는 것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그 애의 모습을 앞에 두고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런지. 이미 늦은 거라면.

 

…쿠로오씨.

 

그 때 단단한 문 너머로 가냘픈 목소리가 울렸다. 아주 작지만 또렷이 나를 부르는 음성. 나는 잘 훈련된 개처럼 순식간에 방문을 넘었다. 갑자기 들이닥친 나 때문에 조직원들이 허둥거렸다. 나는 눈만 굴려 그 애를 찾았다. 소파 아래 바닥에 쓰러진 그 애가 연약한 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얗던 피부가 멍이 들어 푸릇하고 피딱지가 앉아 불긋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고 아름다워서 일순 틈을 보이고 말았다.

 

형님. 죽으러 오신 겁니까.

 

잘 따랐던 아래 하나가 명치께를 걷어찼다. 나는 순식간에 무너져 그 애 옆을 기었다. 기를 쓰며 달려온 효과가 다 한 모양인지 일어나지도 못했다. 쌓인 게 많았던 모양인지 발길질이 쉴 새 없이 쏟아졌다. 이러다 진짜 죽겠구나 싶을 때쯤 겨우 린치가 멎었다. 형님은 좀 이따 손 봐드리겠습니다. 우리 애들 목숨값만큼 후하게 대접해드리죠. 그리 말하며 아래의 시선이 그 애에게로 향했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도련님의 생사에 달려있으니까요.

 

도련님. 곧 어르신 곁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아래야.

 

어르신은 지옥에 계시겠지만, 뭐.

 

하지마라.

 

도련님은 천국 가십쇼.

 

그 애는 무력하게 눈을 감고 죽음을 기다렸다. 나는 눈 앞이 시뻘개지는 감각에 이를 뿌득 갈았다. 아래야. 아래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대꾸했다.

 

형님, 좀 기다리십쇼. 안 그래도 형님께 신세진 거 갚으려면 날밤을 까도 모자라니까.

아래야.

 

형님, 시끄럽습니다.

 

아래야.

 

씨발, 시끄럽다니……!

 

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니.

 

갑자기 소란스러움이 멎자 그 애의 눈꺼풀이 움찔거렸다. 일 분만 세고 눈 떠. 나는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상냥한 목소리를 냈다. 그 애는 잠시 멈칫했다가 이내 눈을 꽉 감았다. 나는 손에 힘을 주었다. 입을 틀어막힌 아래가 허우적댔다. 떨리는 손으로 허리춤에서 단도를 꺼내 아래를 향해 겨누었다. 아래야. 마주친 아래의 눈이 공포로 물들었다. 어르신께 안부나 전해줘라. 나는 그대로 살덩이를 찢어발겼다.

 

모든 것이 끝난 순간은 평화롭기 그지없었다. 나는 그 애의 머릿결을 쓸어내리며 둥근 금안이 열리길 기다렸다. 다 끝났어요? 그 애가 눈을 감고 물었다. 나는 큭큭 웃으며 부드러운 뺨을 문질렀다. 그래, 얼른 일어나. 그제야 슬그머니 뜨인 눈에 아까와 달리 생기가 돌았다. 

 

나는 코트 하나를 챙겨 그 애에게 둘러주었다. 밤은 춥잖아. 그 애는 군말 없이 옷을 여며 만신창이가 된 몸을 가렸다. 우리는 로비로 나왔다. 대기하고 있던 아래들이 그 애를 보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나도 반걸음 물러나 그 애를 마주보고 섰다. 어르신의 코트를 입은 그 애는 지독한 향수를 불러일으켰다. 어쩐지 떨리는 마음에 목을 가다듬고 손을 내밀었다.

 

가실까요, 보스.

 

 그 애는 한참을 머뭇대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겹쳤다. 손바닥 안의 열기가 심상치않음에 조금 웃음이 났다. 긴장했나보네. 작게 소근거리자 어리숙하던 눈빛이 샐쭉해졌다. 나는 깊이 패인 미간을 살살 문지르며 말했다. 집에 가자. 곧 그 애가 기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애들은 빨리 큰다는 게 맞긴 한가보다. 처음 만난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그 애의 졸업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그 애는 머리카락도 길었고, 키도 컸다. 가끔 나를 따라 조직에 오기도 하고 그때마다 듣는 형님 소리도 익숙해진 듯 했다. 조직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것이다. 성인이 되면 그 애는 우두머리가 된다. 그것은 모두가 기다리던 일이었다. 그래서 그 애를 방해하는 것들을 모두 죽이지 않았나. 그러나 나는 그 애가 졸업식 준비로 바빠질 때마다, 그 애의 담임에게서 전화가 올 때마다 점점 의문이 생겼다.

 

과연 그것은 그 애도 기다리는 일인가.

 

상을 받으러 무대에 세 번이나 올라간다길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더니 새침하게 손길을 내치며 한다는 말이 어차피 이 바닥에선 아무 소용 없는거잖아요, 였다. 맞다. 이 바닥에선 힘과 권력이 전부다. 어줍잖은 지식따위 주먹질 한방에 무용지물이었다. 나는 물었다. 아무 소용 없는거 알면서 왜 그렇게 열심히 했어? 그 애는 시험기간이면 먹지도 못하는 커피를 옆에 끼고 밤을 새웠고 쉬는 날이면 도서관에서 공부를 했다.

 

그냥, 다른 애들은 다 그렇게 하니까요.

 

무슨 말이야.

 

평범한 또래의 삶을 체험했다는 거죠.

 

1년씩이나?

 

이제 못할테니까 실컷 한거에요.

 

그 애가 말하는 의미가 뭔지 안다. 나조차도 그 애가 불러주는 이름 하나에 평범한 기쁨을 느껴 이 시간이 오래 이어지길 기대했으니. 남들 다 하는 것들을 추억으로나 곱씹게 될 그 애가 조금 처연하고 애틋했다. 서운한 기색을 감추려는 게 빤히 보여 조금 사랑스럽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다고요. 그 애는 말을 얼버무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졸업식, 오실래요?

 

마지막 평범한 삶의 체험이 될텐데 내가 가도 괜찮겠어?

 

원래 어른들이 와서 박수쳐주는 거에요.

 

민망한 듯 시선을 피하는 그 애가 속절없이 귀여워보여 나는 그래, 하며 웃었다. 곤란하네. 나는 멀어지는 등에 대고 중얼거리며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어르신을 뵐 면목이 없었다.   

 

 

* * *

 

 

십 수년만에 온 학교는 마치 궁궐같았다. 하나뿐인 아들이라고 어르신이 힘 좀 쓴 모양이었다. 나는 인파에 섞여 강당으로 들어섰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공간에서도 그 애는 눈에 띄었다. 얼굴이 다른 애들보다 툭 솟아있어 잘 보였다. 친구가 없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옆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새삼 낯설었다. 그 애가 말하던 평범한 모습이었다. 나는 말없이 2층으로 향했다. 난간에 기대 멍하니 그 애를 보고 있자 용케도 나를 찾았는지 눈이 맞았다. 가볍게 손을 흔드는 나를 향해 가볍게 고개만 숙인 그 애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 그래도 같이 살았다고 부끄러워서 하는 행동이란 걸 알고 있으니 마냥 귀엽게만 보였다.

 

졸업식은 재미없었다. 그 애가 말한대로 박수만 주구장창 쳤다. 그래도 그 애가 상을 받으러 무대로 나가는 모습이나 연설이 길어져 지루해지면 친구들과 장난을 주고받는 모습은 신선해서 질리지 않았다. 나는 그 애가 작게 하품하는 사진을 한 장 찍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쿠로오씨!

 

구석진 나무 밑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그 애가 졸업장을 손에 쥐고 달려왔다. 뛰지마, 넘어진다. 나는 헝클어진 머리칼을 정리해주며 타박했다. 그 애는 애 취급 하지 말라며 투덜댔지만 얌전히 손길을 받아냈다. 밥 먹으러 가요. 간지러운지 눈을 찡긋하는 얼굴이 순간 친구들과 장난치던 모습과 겹쳐보였다. 나는 지금이 쌓여가던 의문을 해소할 순간이라고 생각했다.

 

꿈이 뭐니?

 

갑자기 무슨 소릴 하는거에요.

 

어르신에게서 네 얘길 종종 들은 적 있어. 자기 아들이 공부를 참 잘한다며, 이 다음에 커서 과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이야.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데요.

 

지금도 꿈이 과학자니?

 

…아니요.

 

그럼?

 

고고학자에요.

 

그래. 그건 공부를 잘해야 할 수 있는 일이겠구나. 그러니까 네가 그렇게 열심히 공부해왔을테고.

 

……

 

그래서 어르신이 너를 꽁꽁 숨겨놓고 보여주지 않았었겠지. 아들이 이 바닥에 들어오는 걸 막으려고. 너도 알잖아. 한 번 발을 들이면 그걸로 끝이야, 여긴. 들어오는 순간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어지니까. 나는 그동안 의문을 가진 채 지냈다. 너를 어르신과 같은 수순을 밟게 하는 것이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일인지.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를 우두머리에 올려둔다고 득 보는 사람은 누구지? 조직? 나? 너? 그 누구도 아니야. 이건,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 결과다.

 

내 말에 그 애가 고개를 숙였다. 그 애는 마치 혼나는 어린애처럼 작게 중얼거렸다. 조직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요. 나는 기껏 정리한 그 애의 금발을 헤집으며 말했다. 그래. 원하는대로 해. 누가 뭐라고 하거든 쿠로오씨가 또 변덕을 부렸다고 하렴. 그 애는 피식대며 그게 뭐에요, 하고 핀잔을 줬다.

 

쿠로오씨.

 

응.

 

고마워요.

 

별말씀을.

 

제가 조직에 들어가지 않아도 계속 함께 살 수 있나요?

 

원한다면 언제까지고 가능해.

 

그 애는 세상을 다 가진 사람처럼 활짝 웃었다. 그리곤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츠키시마. 가지런히 박힌 그 애의 이름이 예뻤다. 명찰을 받고 어리둥절해 있자 그 애가 내 손을 펼치더니 손바닥에 글씨를 적기 시작했다. 이건 제 이름이고요, 케이라고 읽어요.

 

제 이름은 츠키시마 케이에요.

 

케이…….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그때마다 조직과, 쿠로오씨와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낄테니까.

 

참 기이한 일이다. 나는 그 애를 통해 평범함을 느끼고 그 애는 나를 통해 정반대의 것을 느낀다는 것이. 그러나 차오르는 만족감에 우리는 웃었다. 나와 케이가 원하는 결과는 거기에 있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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